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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8 04 27 이 날.
작성자 둘밥맨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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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8-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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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을 저러다 말겠지 싶던, 변기를 고쳤다. 물을 내리고 얼마가 지나면, 졸졸졸. 누수 소리가 나는데, 어디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보이는 것을 조이고 틀어 봐도 소용없었다.


변기 부품을 다 교체하기로 마음먹고 또 며칠을 보내다가 스페너를 들었다. 변기 물받이를 들어야 하는데, 누가 공사를 한 것인지, 1cm만 더 세면대가 높았으면 좋았을 것을. 변기통은 쉽게 빠지지 않았다. 시간을 갖고 낑낑대고 땀을 내고, 고치고, 정리하고, 청소하고 씻고, 앉았다. 어제와 같은 밤인데, 낮에 들었던 팟캐스트 때문인지. 마음이 잡히지 않는다. 아버지가 생각나고,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십 년 정도 전이었을까. 그즈음에 그에 대한 글을 썼을 때만 해도 기억이 생생했다. 지금 그 이야기를 다시 생각하니, 기억이 두루뭉술해서 그 이야기를 언제 들었는지, 정말 들었던 것인지, 유년의 내가 생각했던 것인지 뿌연 기억.


할아버지는 평생 경찰이셨다. 팔순을 보내고 몇 년 후 돌아가셨는데, 내 기억의 할아버지는 꼿꼿하고, 그 시절, 그 연세에도 색이든 안경을 쓰셨다. 북에서 내려오셨고, 북에서는 장사를 크게 하셨다고 했다. 피난민 집에 늘 나오는 확인 할 수 없던 단골 메뉴. 변기가 금이었고, 땅이 얼마만큼 있었고, 얼만큼의 부자였었다는 말. 집에 내려오는 이야기도 다르지 않았다. 장사를 하다가 38선이 생겼고, 이후에도 왕래하셨는데, 어느 날인가 무슨 이유로 다시 북에 못 가셨다.


그리고 경찰이 되셨다. 그리고 경찰 선배 형수님의 동생을 소개받아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다. 북에도 가족이 있으시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늦은 재혼이었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나이가 정말 많이 차이 나셨다.


아버지도 어렸던 시절. 하루는 일명 빨갱이 소탕 작전이 있던 날이었다. 할아버지는 어디 귀퉁이에서 아이와 웅크리고 숨어 있던 아주머니를 만났고, 본인 주머니에 있던 돈 봉투를 다 건네주고, 그들을 숨겼다가 내보내셨다.


그런데 그날은 월급날이었다. 집에는 4남매가 있었는데, 월급의 일부도 못가져 왔던 날. 그날이었다.


많은 사람의 존경과 칭찬을 받는 분이었다고 하는데, 집에서는 달갑기만 한 아버지는 아니었다. 경제력. 경제력.

당시 경찰은 돈을 쉽게 만질 수 있는 직업이었는데, 같이 근무하시던 분들은 어디 어디에 땅을 샀고, 그들의 자식까지 연희동이며 어디며 마당 딸린, 농구대가 있는 집에 살았다. 할아버지는 평생을 돈과는 멀게 사셨다.   


늘 주위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거나 해결해주는 사람이셨고, 덕망이 높았다고 하는데, 아버지로서는 부족한 분이었다. 해서 어릴 적부터 내가 가정을 갖는다면, 독하게 살아야지 했었다. 열 살도 안된 녀석이 그런 생각을 하고 살았었으니, 그 시절 하루는 참 길었다.


두 번인가 이산가족 찾기를 하기 위해, 아버지와 큰아버지가 나섰고, 잘 안되었다. 어느 날은 족보를 만들어야 한다고, 아버지가 동분서주 하시다가, 족보를 만들고 몇 년 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할아버지가 운신이 자유로우실 때, 나의 기억은 많지 않다. 유년기 기억 몇몇만 살아 있다. 어머니께 애 한복 하나 사주라고 하시던 말씀이 괜히 생생하다. 그날 한복이 뭐가 그렇게 입고 싶었는지 조르고 졸랐는데, 돌아보면, 초등학교 졸업도 그 이후 입학이나 졸업 무슨 기념일에도 어머니께 무엇을 사달라 졸른 기억이 없는데, 아마 그날 빗자루로 뒈지게 맞아서인 것 같다.


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내가 군대에서 철책을 마주했던 순간과 순간마다. 할아버지가 생각났다.


어떤 날은 빨갱이라고 불렸던, 엄마와 자식에게 월급을 건네던 기분이 뭐였을까를 생각하고, 어떤 날은 집에는 무슨 마음으로 오셨을까를 생각한다. 그리고 당신을 아비로 둔 나의 아버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를 생각한다.


짐 싸다가 잃어버린, 아버지의 유년 앨범과 그 안에 곧 혀 있던 할아버지의 꼿꼿한 사진을 생각한다.


오늘은 참 밤이 깊겠다.


뭐가 되었건 내일은 참 좋은 날이겠다.


할아버지도 한 번 만 가보고 싶으셨을 것이다.

한 번만 만나 보고 싶으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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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4 27 이 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날 입니다.


지난 밤 쓴 일기를 읽고 또 읽습니다.


북에서 내려와 고향 땅을 밟지 못해 남은 여생을 동동 구르던

그 마음을 생각합니다.


대통령 하나 바뀌었는데,

사람 하나 바뀌었는데,


마음이 왜이런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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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날, 오늘 저희가 할수 있는 큰일 해봅니다!


아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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