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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밥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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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둘밥이 간다 전라도 편 #2 - 강진(201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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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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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129



온갖 자원이 꿈틀대는 지역, 강진

 둘밥청년들은 첫째 날, 둘째 날 완주에서의 여독을 풀고 다시 가뿐한 마음으로 강진을 향해 차를 몰았다. 강진에서는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강진에서 우리를 맞이해주실 분은 페이스북에서 자주 이야기를 나누었던 김은규 선생님이셨다. 통화를 하고 약속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자니 멀리서 트럭을 몰고 풍채 좋으신 분이 달려오신다. 한눈에 김은규 선생님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린 통성명을 하고 인사를 나눈 후 곧바로 대화를 위해 카페로 이동했다.

이 한적한 동네에, 온통 논과 밭만이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곳에 카페라니. 그것도 그냥 카페가 아니다. 역사가 오래된 방앗간을 개조해 만든 카페였다. 그렇다. 처음부터 강진의 낌새는 심상치 않았다. (카페사진을 남기지 못함을 매우 애석하게 생각한다)

김은규 선생님과는 현재 농촌의 현실과 유기농, 자연재배 전반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특히 선생님께서 계획하고 계신 순환터는 새로운 농촌공동체를 지향하는 신개념이었다. 아직 기존의 농업메커니즘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둘밥청년들은 그저 모든 이야기들이 얼떨떨하기만 했다. 잘 마른 스펀지처럼 모든 아이디어를 쭉쭉 빨아들이면 좋으련만...


고추밭을 돌아보다


갑자기 선생님께서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강진투어를 시켜주시겠다고 하셨다. 둘밥청년들만을 위한 가이드를 자청하신 것이다. 이렇게 황송할 데가. 그 전에 우리는 선생님께서 농사짓고 계시는 작물들을 보고 싶다고 했다. 자식자랑이 이런 걸까? 선생님께서는 환한 웃음을 하신채 우리를 고추밭으로 데려가셨다. 우리가 들은 설명이 작물소개인지 자식자랑인지도 모르게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시어 고추를 자랑하신다. 고추 맛을 직접 보니 자랑이 전혀 무색하지 않다. 그럼 고추밭에서 기념사진 찰~칵!




정보화마을을 방문하다


김은규 선생님께서는 우리를 황금닭마을의 정보센터로 데려 가셨다. 정보화마을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다. 정부사업의 일환으로 정보화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여러모로 시설이 열악한 농촌에 인터넷과 그에 관련한 교육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 말이다. 사실 인터넷이 농촌의 이미지와는 잘 매치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인터넷이야말로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최고의 끈이라 할만하다. 또한 많은 농촌 분들이 블로그나 페이스북, 트위터를 이용함으로써 농촌을 알리고 타지역의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계시니 이거야말로 진정 정보화시대의 순기능이다.

마침 황금닭마을의 사무관님께서 센터로 오신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아 모든 것이 생소한 시점이었기에 김은규 선생님께서 사무관님과 우리에게 마을투어를 시켜주실 생각이셨다. 그나저나 직접 본 정보센터는 꽤나 시설이 좋아보였다. 컴퓨터도 최신식이고 화상회의도 할 수 있는 시설까지 있으니 새로 취임한 젊고 열정가득한 사무관님께서 마을 분들을 잘 교육해주신다면 정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 같았다. 그럼 정보센터 앞에서도 기념사진 찰~칵!

 
강진의 숨어있는 문화재

황금닭마을의 실제 이름은 '용정마을'이다. 옛날 마을 우물에서 용이 승천했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란다. 이 용정마을은 유형문화재가 많고 고인돌, 선돌이 발견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문화재 마을로 불리기도 한단다. 김은규 선생님은 우리에게 두 가지 문화지를 보여 주셨다.

위 사진은 임진왜란 때 양건당 황대중 장군의 애마 무덤인 마총이다. 황대중은 어머님이 중병에 걸리자 사람의 살을 다려 먹으면 약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허벅지살을 잘라 어머니께 달여 드린 효자였다. 이로 인해 그는 다리를 절게 되었는데 임진왜란 때 거제도에서 싸우다가 나머지 다리마저도 다쳐 두 다리를 모두 절게 되었다. 이를 본 이순신 장군이 "과거의 다리는 효건이요, 지금의 다리는 충건이니 진정 양건이로다!"라고 하였다 하여 양건이 되었다고 한다.

양건 황대중 장군이 1597년 남원성 전투에서 순절했을 때, 김완 정군이 슬피 우는 말 등에 시신을 태우자 강진까지 줄곧 내달려 고향에 도착 후 아무것도 먹지 않고 3일 만에 죽었다. 그 뒤 가족과 마을 사람들은 장군의 묘지 가까운 곳에 커다랗게 말 무덤을 만들어 충정을 기리고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강진사문안석조상 (康津寺門안石彫像)이다. 가운데 새겨진 도깨비가 보이는가? 머리에 뿔이 있거나, 강하게 부각시킨 이목구비, 방망이를 든 도깨비 등 주로 도깨비 얼굴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는 악귀를 물리치는 얼굴 형상이라고 한다. 석상의 기능이 불교적 요소와 관련된 것으로 짐작되며 또한 도깨비에 대한 민간신앙 요소와도 복합되어 있어 두 문화의 결합을 보이는 흥미로운 유형물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귀한 문화재들을 길가나 논에서 아무렇지 않게 볼 수 있는 곳이 어디 흔한가? 둘밥청년들은 강진의 매력에 쑴풍쑴풍 빠져들고 있었다.

이번엔 인간문화재다!

용정마을의 문화재를 탐방했다면 이번에는 살아있는 문화재를 뵐 시간이다. 차를 몰고 몇 분을 가다보니 훌륭한 조형물이 눈에 띤다. 뭐지? 김은규 선생님께서 앞장서 어떤 어르신과 말씀을 나누신다. 누구시지? 얼굴이 낯이 익은 게 어디서 뵌 듯한 분이기도 하고. 들어오라는 말씀에 집 마당에 들어섰더니 이게 왠걸. 온갖 조형물들의 위용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알고봤더니 어르신은 다름아닌 정크아트로 유명한 주복동 선생님이셨다. 농기계 수리를 하시다가 취미로 폐농기계로 조형물을 만드셨다고 하는 분. 지금은 언론에도 회자되고 여러 번 전시회도 하시는 등 이미 정크아트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시다. 하지만 정신없이 작품들을 감상하던 중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강진에 이렇게 훌륭한 재주를 가지신 분이 있고 그의 작품이 이렇게나 많다면 이 작품들을 온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전시관이라도 만들면 좋겠는데 작품들이 그저 마당에 빼곡히 방치되어 있다.

실제로 주복동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여러 곳에서 전시요청이 있지만 이 무거운 작품들을 운반할 운반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는지라 못 간 곳이 많다고 했다. 이렇게 훌륭한 작품들이 이 좁은 공간에 방치되어만 있다는 사실에 개인적으로 속상한 맘을 금할 수 없었다. 강진의 지자체나 혹은 예술계의 뜻 있는 곳에서 이 훌륭한 작품들을 보관할 장소를 속히 마련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도 그저 이 일이 좋아 지금도 꾸준히 작품을 만드시는 주복동 선생님을 보자니 진정 장인의 정신에 괜스레 고개가 숙여진다.

와보랑께 박물관

강진은 문화재도 많고 먹거리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인물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주복동 선생님에 이어 이번에는 '와보랑께 박물관'의 김성우 관장님을 뵀다. 와보랑께 박물관은 전라도의 질박한 사투리와 우리네 삶의 때가 진득히 묻어있는 생활사 박물관이다. 이미 TV프로그램 <스펀지>를 위시해 많은 곳에서 촬영을 해 간 명물 중의 명물이라 할 수 있다.

박물관에는 김관장님께서 30년 간 모아오신 물품과 작품들과 (특히 강진에서만 구할 수 있는 많은 것들) 이곳 저곳에서 기증해 온 물품들이 즐비해 있었다. 김영랑의 옛 시집에서부터 하멜의 흔적들 그리고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의 물품을 보고 있자니 한국의 미시사가 여기에 모두 모여 있는 듯 했다. 거기다가 김성우 관장님의 수준급인 그림들까지 더해지면 강진의 바로 이 곳! 와보랑께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절대풍광이 펼쳐진다.

관장님께서는 그간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을 법한데도 하나 하나 설명을 해주시면서 신명나 하셨다. 주복동 선생님에 이은 또 다른 즐거움. 강진은 과연 인물이 많은 곳이었다.

마지막은 역시 밥이다!


우리는 과연 염치 있는 인간들인가 싶다. 김은규 선생님은 강진의 휘황찬란한 볼거리를 구석구석 꺼내어 보여주셨음에도 배곯은 영혼들을 불쌍히 여겨 훌륭한 식당으로 우리를 인도하셨다.

사진으로 보시다시피 마무리, 남도의 음식은 역시나 훌륭했다. 강진은 음식에서부터 볼거리 느낄거리들이 넘쳐나는 곳이었다. '둘러앉은밥상'은 전국의 농산물 뿐만이 아니라 이렇게 숨어 있거나 많은 이들이 모르는 곳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는 발굴자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우리도 주복동 선생님이나 김성우 관장님처럼 어느새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 되어 있을까? 잘 모르겠다. 그저 지금은 열심히 노력할 뿐이다.

그럼 마지막으로 이자리를 빌어 강진의 구석구석을 보여주신 우주 최고의 가이드 김은규 선생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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