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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밥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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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완판을 한 오후 책상에 앉는다는 것
작성자 둘밥맨 (ip:175.213.174.5)
  • 평점 0점  
  • 작성일 2022-07-15
  • 추천 0 추천하기
  • 조회수 218

천도 복숭아가 완판되었습니다. 올해 천도 복숭아는 좀 특이했습니다. 가뭄이었지만, 요양하고 계신 아버님을 대신에 아드님께서 불철주야 관리를 하신 탓에 다른 곳들보다, 아이들이 잘 자라주었구요. 

이전에는 농장 상황에 따라 공판장으로 조금씩 뺴기도 했는데, 올해는 처음부터 끝까지 둘밥이 다 팔았습니다. 그리고 팔아야했습니다. 수확시기 문제였는데요. 

나무에서 천도를 익혀 판다는 것은 여러 경우의 수를 감내해야합니다. 첫째로 오프라인 유통은 포기한다고 생각해야합니다. 나무에서 익을때까지 두면 경도라고 말하는 표면의 딱딱함이 줄어들기 떄문에 생산지에서 판매지까지 며칠이 소요되고 판매지에서 소비자에게 선택되는데 까지 또 며칠이 소요되는 시일을 고려하면, 좀더 딱딱 할때 수확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무에서 익혀 땄다고 해서 복숭아가 사탕 처럼 달거라고 오해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나무에서 익히는 것은 맛에 심도를 깊게 합니다. 추상적인 말인데, 깊은 맛을 갖는데, 그 깊은 맛이라는게 자극적인 맛과는 다른 것이라 이점을 불편해 하시는 분들이 이따금 계십니다. 그 분들에게 사전에 충분이 설명을 해야하고, 같은 것을 먹어도 알고 먹어야 맛의 체감이 다르듯 외곡없이 정보를 적합하게 전달해야하는데 늘 고민인 부분입니다. 
 
이따금 유기농은 맛없어요. 나는 농약친게 맞아요 라는 말을 듣기도합니다. 그리고 [00 과일 단가요? [00과일 당도는 어떄요?] 라고 질문을 받으면, 죄송하게도 저희는 당도로 과일을 판매하고 있지 않습니다. 판매자가 당도를 신경 쓰게 되면, 생산자에게 그 관점은 고스란히 전달되고, 당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해야하는데, 과일이 가지고 있는 기본 당도가 있는데, 이를 억지로 끓어 올리려면 손쉬운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 손쉬운 방법이란 것이 농가가 본래 추가했고, 저희가 함께하고 싶었던 그 마음과는 다른 것들이라 어떻게 키웠고 제대로 키웠는가를 고민하지, 당도를 판매의 주안점으로 삼지 않는 것. 양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답을 드리는데요. 나무에서 익혔다고 해서 무조건 달거나, 또는 달지 않거나. 유기농으로 재배했다고하여 무조건 맛있거나, 또는 맛없거나 하지 않다는 점. 재배방식과  맛이라는 기준은 영역이 다른 것이라 둘을 같이 놓고 평가 할수 없습니다. 

연관은 있지만, 절대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관계는 아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은 밭에서 자라도 나무마다 생김과 생장이다르고, 같은 밭에서도 위치에 따라 수세가 다른데, 같은 나무에서도 가지마다 다르고, 같은 가지에서도 녀석들 마다 생김과 맛이 다릅니다. 사람의 생김이 다르고 형제의 생김과 성향이 다르듯 그들도 다릅니다. 

이를 평준화 시키는 것이 과학의 발달로 가능했던 화학농법입니다. 화학 농법은 나쁘고 유기농업은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닙니다. 화학농법은 농작물의 수확 상태를 평준화 시키고, 그 상품으로서 평균값을 높이는데 주안점이 있다면, 

친환경 농업은 제 본성에 맞게 키우게 하는 것에 주안점이 있고, 그렇게 키운 것은 같은 밭에서도 편차가 크지만, 최빈치가 높습니다. 

 
조금 덜 하고, 부족한 녀석들이 있을 수 있지만, 아 이건 못 먹어 보던 맛이다 싶은게 그 안에서 자랍니다. 


천도 복숭아를 팔면서 수익만큼 거의 홍보비를 지출했습니다. 제작년 보다 많이 팔았고, 작년 보다도 더 많이  팔았지만 남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산지에서 밭에서 먹는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 였습니다. 

산지에서 낙과 한지 얼마 안된 익을 대로 익은 키위를 배어 물면, 세상에서 못 먹어 본 맛이구나 하고 되뇔 적이 있습니다. 

그러한 과일 팔고 싶은 것 역시 욕심이라, 그리고 누가 그런 과일을 판다고 해서 알아 보아주고 무조건적인 지지를 해주는 것도 아니기에, 감내하고 숙고해야할 것들이 종종 있습니다. 

남은 잔고는 없지만, 그러함에도 다 팔았고, 처음으로 공판장에 내지 않고 다 팔았고, 시쳇말로 기부니 좋습니다. 

기부니 좋으면서, 책상에 앉은 다리가 덜덜 떠리는 것은 잔고 때문이 아니다 아니다 라고 되뇌지만, 그러함에도 기부니 좋습니다.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올해도  이 산을 잘 넘을 수 있었습니다.

같이 먹고 같이 잘살기 위해 ! 둘밥
https://doolbob.co.kr/product/detail.html?product_no=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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