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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둘러앉은밥상 C농가 결별 그리고 전액 환불
작성자 둘밥맨 (ip:175.125.35.56)
  • 평점 0점  
  • 작성일 2016-06-22
  • 추천 35 추천하기
  • 조회수 847


[둘러앉은밥상 C농가 결별 그리고 전액 환불]


안녕하세요. 둘러앉은밥상입니다.

매실 철입니다. 여름이 오고 있다는 것인데, 많은 분이 매실청을 만드십니다.

지난주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경남 진주에 계신 농부님이셨는데, 많은 분이 보는 둘밥에서 청매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쓰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셨고, 그 글을 내려달라고 말씀 주셨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의 현실에서 서로를 비판하며 자신의 것을 우월하다고 말하는 것이 옳으냐를 물으셨습니다.

그리고 청매에 이 있다고 하는 말에 대해 말씀 주셨습니다.


저희는 청매가 독이 있다고 쓰지 않았음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콘텐츠를 작성 시에 검토하고 또 검토하고 여러 논문을 비교하고, 저희가 체득한 정보들을 분석하고 보편 타당한 것에 대해서 작성하고 있으며, 그 예로는 요거트에 설탕이 들어가는 이유. 시중에 6년근 인삼이 삶애농장 삼보다 무게가 10배 이상 나가는 이유 등임을 말씀드렸습니다.


허나 모두가 내일 당장 친환경으로 식탁을 차리고, 모든 농부가 농약과 제초제 없이 농업을 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희는 지향하는 바는 있지만, 저희가 옳다고 하여, 누구를 비방하고 밟고 올라서려고 하지 않았고 그 부분을 늘 경계하고 있음을 알려드렸습니다.


하지만, 내일 당장 실현될 수 없다고 하여도, 지향점이란 것은 조금씩 나아가는 것으로 제대로 알리고 바르게 임하는 저희 자세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내일 당장 농약이 사라질 수 없다고 해서, 무조건 포기할 수 없고, 그것이 옳지 못하다고 해서 내일 전부 이 땅에서 말살 시켜야할 것이 아니라. 지향점을 두고 같이 조금씩 나아가야 하며, 그 사이 그 지향점에 대해 분명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저희의 자세입니다. "

 

 


과일은 익은 것을 먹어야 하기에 무조건 터져가는 무화과를 판매하고, 때로 물러 터지는 포도를 판매하고, 수확이 정말 쉽지 않은 유기농 배와 황매를 판매하고 있음을, 돈이나 몇 푼 더 벌어보자는 심상이었다면, 매실을 각 가정에서 다 구비하고 난 뒤에나 나오는 황매를 팔지도 않았을 것이고, 청매를 파는 게 더 돈이 됨을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내뱉은 말에 대해 어떻게 지키고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 글을 지울 수 없고, 저희가 지키고자 하는 게 있고, 말하고자 하는 게 있는데, 그것이 보편타당하지 못하다면 질책받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하고 지키지도 못하면서 이 일을 할 수는 없음을 말씀드렸습니다.

다행히 그 농부님께서는 양해해 주셨습니다.


그게 저희가 생각하는 먹을거리에 대한 인식이고, 철학이며, 저희가 뱉은 말을 지키는 저희의 행동입니다.


그리고 천안 아산 을 돌아 해남을 갔었습니다.


그리고 매실 철이기에 매실 농가에 언제 정도 방문 드리겠다고 하고 매실 농가를 방문하였습니다.


저희는 늘 농가를 방문할 때 날짜를 말씀드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약속을 잡지 않고 방문합니다. 이는 불시에 농가를 뒤지기 위해 서기보다, 스케줄을 고정해두면 방문 하는 농가 하나하나에 시간을 제대로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갖춰진 것이 아닌 살아 있는 일상의 그 모습을 관찰하고자 함입니다.


농부님은 댁에 안 계셨고, 들어 오시는 중이라 하셨습니다.

그렇게 방문한 C농가의 매실 밭에는 매실이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매실 밭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살피고 내려오니,


농부님이 계셨습니다.

 


저희가 예전부터 확인한 매실 밭에 매실이 없음을 물었고,

거기 말고 밭이 더 있다고 하셨습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라 거기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여기 뒤편에 있고 마을 밑에 또 있다고 하셨습니다.

 

가보자고 말씀드렸더니, 방으로 들어가 도라지 액과 곶감을 준비해주셨습니다

 

01 올해 큰 식당에서 매실 주문이 들어 왔다고 말씀 주셨습니다.

02 체험객들이 왔는데, 따지 말라고 한 것까지 땄다고 하셨습니다.

03 000 병이 왔는데, 오히려 체험객이 와서 다행이라고 하셨습니다.

04 안 그래도 전화를 하려고 했는데, 내년부터는 다른 매실 농가를 찾았으면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럼 올해 저희가 받을 매실 밭을 가보자 말씀 드렸습니다.

05 내년 부터 거래를 안 할 거니 보여줄 수 없다고 하셨고

 

그 밭이 이 농장의 소유인지 확인 요청을 드렸고,

06 다른 분의 밭이고, 다른 지역에 사는 분인데 방치되었고, 관리하고 있노라 하셨습니다.

 

관리한 지는 얼마나 되었는지 물었고

07 이제 2년이 되셨다고 하셨습니다. 본인 이름을 걸고 약 한번 없이 키운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거기 인증이 있느냐고 물었고

08 인증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관리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느냐 물었고

09 올해 2년 차라고 하셨습니다.

 

 

 

여기까지가 주고받은 대화입니다.

 

둘러앉은밥상은 인증서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제대로 키운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밭 것을 보내주면 안 되겠냐는 질문에, 저희는 10년을 넘게 관리하신 이 뒷산의 매실을 거래하기로 한 것이지,

그 밭이 아무리 좋더라고 하여도 그 밭 매실을 거래하기로 한 것이 아님을 말씀드렸고,

이건 정말 큰 실수를 하시는 것이고, 사기를 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말이 더 길어지는 것은 좋지 않겠습니다 라고 전하고 매실 농가를 나섰습니다.

 

농가를 나서 한 시간 뒤, 매실 농가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본인의 마음이 무거우니 인근 지역에 유기농 매실을 구해서 주면 안 되겠느냐는 말씀이셨고, 괜찮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전화를 받고, 또 농가를 나서며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첫째는 약속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농가에 대한 미움이었지만,

둘째는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농가의 마음에 대해서였습니다.

 

매실값은 5월 초 10kg 한 박스에 8만 원도 하던 것이, 6월 말이 되면 800원까지 떨어집니다. 네 이것은 도매 가격입니다. 그러는 차에 농가에서 황매를 고수 하고 지키기 위해 시간을 보내기는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황매를 제 가격으로 많이 찾아 주기라고 하신다면 그럴 테지만,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니까요.

 

 

소비자는 제대로 된 것을 주는 것보다, 당장 어여쁜 것을 주면 뒷말이 없으니까요. 유기농 쌀을 구매하면서, 쌀벌레 나오면 당장 화를 내는데, 유기농 쌀을 훈증해서 주면 쌀벌레가 안나 오니, 고맙다고 말을 들으는 현실에서, 농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고집이냐, 현실이냐라고 바뀝니다.

 

당연한 것을 지켜야하는 게 아니냐라고 묻는 다면,

쌀벌레와 균을 사멸 시키지 않고, 사멸을 위한 농약과 제초제 없이

농사를 짓는게 유기농 쌀인데, 그 벌레는 어떤 것이냐는 질문과 연결지어 고민해봐야 합니다.

 

농장 한 번 제대로 방문하지 않은 사람이 방송에서 뱉는 몇 마디가, 농부가 말하는 몇 마디보다 귀하게 여겨지니까요.

 

그렇게 황매를 지킨다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것을 한 농부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면 참 쉽겠지만,

세월호의 그 뼈아픈 사건을 000일가에 책임을 돌리듯, 이 일은 그렇게 쉽게 누구에게 책임을 돌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보다 구조적이고, 습관적이며, 오랜 시간 반복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약속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는 체력.

둘째는 약속을 지키는 일이 우습게 느껴지는 사회.

셋째는 제대로 찾고, 알고, 보려 하지 않고, 쉽게 지식을 소비하는 게으름.

   

그런 것들이 모여, 누구 하나 책임에 대해 말하지 못 합니다. 오늘은 열의에 차서 그 책임에 대해 열변하더라도, 내일 그 책임을 지키기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다시  시작인 것이죠. 그렇게 매 순간을 지키는 일. 참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종종 그런 사람을 우스운 사람으로 만들거나, 편협하거나 시대에 떨어진 사람으로  만드니까요. 그렇게 되어 버리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어떻게 보면 농가에서도 어떻게든 약속을 지키고 싶어 불가피한 선택을 했을 수도 있겠다고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택배용지 하나 볼 텐데, 그게 뭐 대수라고 그냥 발송하고, 내년엔 다른 농가랑 거래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권유 겸 질문을 받았습니다.

 

 


네,

그렇게 하면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알겠지요.

저희가 그렇게 하고 그렇게 과거를 만들고, 어디에서 떳떳할 수 있을까요?

   

네,

두 달 동안이나 예약을 받은 매실은 어제 그제  일일이 고객분들에게 전화를 돌렸습니다.

베터리가 떨어지면 충전을 하고 허기가 지면 잠시 채우고, 그간의 일과 사정, 송구스러움,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면밀하게 임하겠음을, 그리고 두 달 동안 판매한 매실 값 전액 환불에 대해 안내해 드렸습니다.


조금 전 전화 연결이 사흘 동안 안되신 딱 한 분을 제하고 모든 매실 예약구매자분과 통화를 하고 환불 조치를 완료했습니다. 실로 저희에게는 큰 금액이지만, 돈 때문에 흔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좀 더 농가를 방문하고, 더 찾아뵙고 같이 호흡을 맞췄더라면, 그 사정을 좀 더 엿보았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당장 눈앞에 놓인 일들을 핑계로, 그렇게 하지 못한 시간이 창피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아니, 많이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원칙은 지켜져야 하는 것입니다.

   

약속은 능력이 안 돼서, 체력이 안돼서 제약적인 상황으로 못 지킬 수는 있지만,

그렇지 않고서 는 지켜져야 하고, 체험객이나 병충해 때문이었다면 저희에게 말씀 주셨으면,

저희가 무어라 할 사람도 아닌데, 말씀 주시지 그랬었냐고 농가에 전했었습니다.

 

농산물판매에 대한 저희의 원칙은

 

제대로 키우는 농가를 찾고,

제대로 키운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입니다.

 

소비자 분들은 때론 이런 말씀 을 하십니다. 둘밥은 농가편이라구요.

누구 편이라는 말이 참 쉽지 않습니다.  

 

 

거래는 쌍방향이라 생각합니다. 돈이라는 화폐를 구매자가 지급하지만

농부님도 그에 합당한 먹을거리를 지급해야합니다.


해서 농부님은 건강한 생산물에 대한 책임이 있고 존중 받을 권리가 있으며,

소비자는 제대로 재배한 먹을거리를 구매하는 권리가 있듯이

농산물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에게만 알아달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산자도 똑같이 알것은 알아야하고 지킬것은 지켜야합니다.

 

그게 저희가 하루하루 자존심으로 이 바닥에서 버티며 지키고자하는

"같이 먹고 같이 잘살기 위해" 라는 슬로건입니다.

 

해서 지난 주말 부로 C농가와 둘밥은 결별을 합니다.

처음에는 제명 탈퇴 같은 단어가 떠올랐지만, 그렇게 남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기는 참 쉽구나 생각했습니다.

 

잘못을 크기로 구분한다면

이 일은 무엇보다 둘밥이 잘못이 가장 크고, 구조적은 문제가 다음입니다.

 

약속을 잘 지키는 둘밥이 되겠습니다.

 

C농가가 처음 만났던 그 시간의 그 마음처럼, 앞으로 좋은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지켜나가길 빕니다.

둘밥 매실을 기다려주셨던 많은 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2016년 06월  대표책임사원 한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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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태형 2016-09-01 0점
    수정 삭제 댓글
    스팸글 허허! 이런 일이 있었군요...

    둘밥의 기본 철학과 태도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합니다.

    진실된 마음은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비록 눈에 보이는 것들이 현실적으로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이런 마음과 이런 기업들이 꼭 승승장구 하기를 기원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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