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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밥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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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둘러앉은밥상의 사회적기업 탐방기(2012.03.24)
작성자 (ip:218.152.8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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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4-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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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32


아이러니하게도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농업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특히 소농들은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판로를 찾기가 힘들다. 그저 스스로 자란 열매가 아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생산자의 노력과 땀이 녹아든 결실인 것이다. 이러한 땀의 결실이 눈앞에서 헐값에 넘어가는 상황을 바라보는 그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상상만 해도 통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농산물을 먹는 소비자들의 상황도 예외는 아니다. GMO(유전자 변형작물), 농약, 항생제, 화학비료 등 농산물의 대량생산을 위해서라면 무엇도 마다하지 않는 일부의 농업 생산방식이 소비자들의 건강 아니 생명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세 명의 둘밥 청년들은 이러한 현실을 조금이라도 타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둘러앉은밥상’이라는 간판을 내세워 사회적기업을 준비하기로 했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둘러앉아 건강한 먹거리를 밥상에 올려두고 하하호호 웃는 그날까지 둘 사이를 연결하는 견고한 다리가 되기로 한 것이다. 막중한 사회적 미션을 가지고 시작했던 탓인지 심적부담은 묵직했지만 반대로 아무것도 가진 게 없던 터라 몸만은 가벼웠다. 우리는 ‘무엇이든 배우자!’라는 자세로 선배님들이 계시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갔으며, 관련 세미나나 박람회 가리지 않고 참석했다.


‘콩세알’에서 끈끈한 공동체 정신을 배우다

(콩세알에 조원들과 함께 방문)


둘러앉은밥상 세 명이 모두 SGS 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를 다니던 2011년 2월, 필드스터디라는 과목을 명목으로 강화도 양사면에 위치한 ‘콩세알’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두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은 양사면의 마을 분들이 함께 모여 농사도 지으시고, 콩을 재배하여 두부를 만드는 곳이었다. 특히 전통의 가마솥에서 콩을 찌는 재래의 두부생산방식은 대기업의 대량생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성이 깃들어 있었다.

이렇게 하나의 사회적기업이 마을에 존재함으로써 마을 구성원들의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소비자들에게는 안전하고 맛좋은 두부가 제공된다는 사실에 사회적기업의 힘을 처음으로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또한 우리가 애초에 기획하고 있던 다품종 소량생산의 꾸러미사업이 콩세알에서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니 다시 한 번 사업내용을 구체화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콩세알을 방문하면서 가장 감동했던 순간은 역시나 사회적 기업으로서 닥치는 위기들을 그저 자본의 논리가 아닌 ‘밥상공동체’라는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헤쳐 나갔다는 점이다. 젊은 층에서부터 노년 층까지 모두가 합심해 헤쳐 나가는 위기대처능력은 대기업 시스템의 그것에 못지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콩세알이 지금까지 사회적기업으로서 굵은 맥을 이어온 힘이기도 했다.


‘바리의 꿈’에서 위기대처를 배우다

('바리의 꿈'행사에 자원봉사로 참여한 날)

사회적 기업은 그저 한국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지리적으로 한국에 속해있지 않을 뿐, 연해주에 있는 고려인들은 우리가 관심을 놓지 말아야 할 오롯한 한국인들이다. 시민단체 ‘동북아평화재단’은 ‘바리의 꿈’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그들의 경제적 상황을 개선해 주기로 했다. 연해주의 청정자연에서 난 콩으로 청국장을 만들어 국내에 유통시키는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바리의 꿈’의 황광석 대표님은 둘밥청년들과 멘토와 멘티의 관계로 맺어졌다. 사회적 미션을 강화하기 위해 애초에 함께 고민해주시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는 분이다. 사회적 기업의 좋은 취지만으로 수익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또 그것을 타계해 나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를 경험으로써 우리에게 알려주신다. ‘둘러앉은밥상’이 기업으로서 앞으로 어떠한 위기를 맞게 될지 또 그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바리의 꿈’의 경우를 생각하며 늘 시뮬레이션을 해보기로 한다.


‘문턱없는 밥집’에서 철학을 배우다


별 연고 없이 찾아간 곳이다. “사회적기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인데 찾아가서 배움을 구해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어 흔쾌한 승낙을 받았다. 제법 한산한 시간대인 4~5시에 방문한 ‘문턱없는 밥집’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는 사회적기업이다. 얼마 전 MBC스페셜 <안철수, 박경철 2>를 시청하다가 갑작스레 등장한 식당의 모습에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문턱없는 밥집’은 나눔과 비움의 철학이 철저한 곳이다. 바르게 키워진 농산물로만 음식을 만들어 내놓고, 그걸 먹는 이들은 자신의 형편껏 식대를 지불하고 나가는 대안식당이다. 심재훈 대표님은 둘밥의 세 청년을 앞에 두고 시종일관 확신에 차 있지만 차분한 어조로 밥집의 철학을 이어나가셨다. 철학이 그저 철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신 게 기억이 난다. 한 번은 식재료로 믿을 수 있는 생산지 직거래 친환경 농산물이 아닌 일반 유통을 통해 구입한 물건이 쓰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날로 ‘문턱없는 밥집’은 한 달간 ‘죄송합니다.’라는 간판을 내걸고 문을 닫았다고 한다. 물론 그 물건도 유기농 마크가 부착되어있었다.  유통구조상에서 친환경 상품으로 둔갑하는 일반 상품의 문제를 알기에 만든 철학.

소비자는 아무도 인식하지 못하지만 자신들만은 꼭 지켜나가는 철학, 그것이 ‘문턱없는 밥집’에는 있었다. 이에 감동한 ‘둘러앉은밥상’역시도 지금까지 굳건히 지켜나갈 철학을 구축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에 공부를 거듭하고 있다. 언제든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켜내야 할 가치를 형성하기 위해서 말이다.


농촌형 기업에 젊은 청년들이 뛰어들어서 일까. 많은 생산자 분들이나 사회적기업 선배 분들께서는 늘 우리를 반겨주신다. 그들의 시선에는 기특함과 걱정스러움이 혼재되어 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주시고 희망의 씨앗을 뿌려주시는 ‘둘러앉은밥상’은 그저 몸둘 바를 모른다. 다만 열심히 청년들의 열정을 불태워 부끄럽지 않은 기업을 만들어 가자고 다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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