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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명절에 읽는 시 한 편 - 눈물은 왜 짠가 - 함민복
작성자 둘밥맨 (ip:218.152.83.27)
  • 평점 0점  
  • 작성일 2015-09-27
  • 추천 68 추천하기
  • 조회수 1545

 

 

 

 

 




#명절에읽는시한편


새벽 4:00. 헬스장을 다녀 오는 길에, 새벽 한 시라고 찍혀있는 부재중 전화 한통.

   

어머니셨습니다.

 

문득 투가리 소리가 나던, 함민복 시인의 눈물은 왜짠가라는 시가 생각이납니다.

   

이 시를 처음 보고선 한참을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못하도 먹먹했던 게 생각 나네요,,,

   

같이 보실까요 눈물은 왜짠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눈물은 왜 짠가? - 함민복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 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설렁탕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더울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고깃국물이라도 되게 먹어라"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숟가락 국물을 떠먹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뭐 잘못된 게 있나 싶었던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의아해하며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 아저씨가 안 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주셨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주인 아저씨를 흘끔거리며 국물을 더 받았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넌지시 우리 모자의 행동을 보고 애써 시선을 외면해 주는 게 역력했습니다

   

   

나는 국물을 그만 따르라고 내 투가리로 어머니 투가리를 툭, 부딪혔습니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댔습니다 그러자 주인 아저씨는 우리 모자가 미안한 마음을 안 느끼게 조심, 다가와 성냥갑 만한 깍두기를 놓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일순,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 ?



#시가있는밥상 No.2

#함민복 #눈물은왜짠가 #둘밥 #둘러앉은밥상

#투가리 #알면서도못하는일들 #살아생전에잘해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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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이앞서야하는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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